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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서나라 임금은 벌써 죽었는데 누구에게 검을 주려고 하십니까?"
단추야
2019. 11. 8. 11:11
오나라의 계찰은 오나라 왕 수몽의 막내아들이었다. 부왕의 명을 받아 사신이 되어 북방의 서나라를 통과할 때 서나라 임금을 만났다. 그때 서나라 임금은 계찰의 허리에 찬 검이 마음에 들었지만 감히 말 할 수 없었다.
계찰은 그 서나라 임금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바치려고 했지만 진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도중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출발했다. 사신의 임무를 다하고 돌아올 때 서나라에 들렸지만 서나라 임금은 이미 죽은 뒤였다. 그래서 계찰은 자신의 허리에 찬 보검을 풀어서 서나라 임금의 무덤 곁에 서 있는 나무에 걸고는 떠났다.
이것을 보고 계찰을 따르는 사람이 계찰을 향해서 이렇게 물었다.
"서나라 임금은 벌써 죽었는데 누구에게 검을 주려고 하십니까?"
계찰은 이렇게 대답했다.
"그런 것이 아니네! 처음에 서나라 임금을 만났을 때 서나라 임금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돌아올 때 이 검을 드리려고 했네. 입으로 소리 내어 말하지 않았지만 그때 벌써 마음속으로 정하고 있었네 지금 서나라 임금이 죽었다고 해서 어떻게 자신이 한 번 정한 일을 어기고 바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?"